주 일
성 암
작열하는 태양에 지친 몸 이끌고
한 방울의 생수를 마시려 걸었네요.
지옥처럼 이글거리는 불기둥 잡고 통곡하며
메마른 사막을 걸었네요.
신기류 앞세우고 아련히 보이는
십자가 종탑이 거기에 있어
믿음 하나 가슴에 안고 말씀 앞세우고
절룩거리며 찾아왔습니다.
야자수 그늘 뒤에 숨어 있는 옹달샘
무릎 꿇고 엎드려 두 손 모아 떠 올립니다.
빈곤한 목을 타고 마음으로 스며드는
생수가 어찌 이리도 단지요.
메마른 영혼에 풍성한
사랑을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