菜根談
洪自誠 지음
자랑하기 좋아하고 교만한 것은 모두가 객기이다.
矜高妄傲(긍고망오)는 無非客氣(무비객기)니 降伏得客氣下而後(항복득객기하이후)에 正氣伸(정기신)하며 情欲意識(정욕의식)은 盡屬妄心(진속망심)하니 消殺得妄心盡而後(소쇄득망심진이후)에 眞心現(진심현)이라.
妄=허망할 망. 傲=거만할 오. 降=항복할 항. 盡=다될 진. 屬=엮을 속. 殺=빠를 쇄.
五萬不遜(오만불손)한 態度(태도)는 모두 다 客氣(객기)이다. 이 客氣를 降伏(항복)받은 뒤라야 正氣(정기) 퍼질 것이며, 밉다거나 곱다고 여기는 感情(감정)도, 이해를 따지는 知慧(지혜)도 모두 다 妄心(망심)이다. 이 妄心을 消滅(소멸)시킨 뒤라야 眞心(진심)이 나타날 것이다.
자기 자신의 마음만큼 알듯 하면서도 모르는 것은 없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높이면 남을 깔보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잘못된 자신감이 허물어지는 날에는 두 번 다시 일어서지 못하고 만다. 어렸을 때부터 칭찬만 받고 자란난 인재가 하찮은 일로 인해 자신감을 상실하고 마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情欲意識(정욕의식)이란 사로잡혀 있는 先入觀(선입관)을 가리킨다. 先入觀에 사로잡혀 있으면 대개 사리판단을 분명하게 하질 못한다. 이는 흔들리는 물속에 비치는 사람의 모습과도 같은 것이다.
固定觀念(고정관념)과 先入觀(선입관)으로 가득 차 있는 머릿속에는 제아무리 새로운 정보라 할지라도 뚫고 들어갈 여지가 없다. 이런 사람은 인간적인 성장이 정지될 것인즉 후퇴하는 길밖에 없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