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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2 - 생각하는 나무 (미켈란젤로)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24-04-24 10:44:16
  • 조회수 8

생각하는 나무 < 미켈란젤로 > 아트 인사이트 김경애 글

 

김경애 선생은 나는 미술관에 간다 의 저자입니다.

사람들 사이의 의견대립은 필연적이다. 또한 서로 다른 관점과 의견이 있는 사회가 건강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의견을 가진 이가 상사와 부하 관계라면? 부부 사이거나 부모와 자식 사이일 때는? 난제를 풀기 위해 협상의 달인을 찾아가 자문하고 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그런데 기가 막힌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 예술가들의 사례가 로버트 그린의 책권력의 법칙 에 소상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다. 그가 2년여간 공들여 조각한 다비드상을 거의 마무리할 무렵 작업을 의뢰한 피렌체 시장이 방문해, 코가 조금 큰 것 같다고 지적한다. 사실 이 작품은 높이가 5미터에 달하는 데다. 좌대 위에 올려질 것이기 때문에 관계들이 아래에서 조각을 올려다. 보게 되면 원근감으로 인해 얼굴이 작게 보일 것을 계산해 일부러 조금 크게 만든 것이다. 미켈란젤로는 원리를 설명하는 대신 조각대 위에 올라가서 코를 손보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되는지. 봐 달라고 묻자 시장은 한결 낫다고 말하고 자리를 떠난다. 미켈란젤로는 사실 조각을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 대리석 가루를 가지고 올라가서 조금씩 뿌리면서 작업하는 척 연기를 했을 뿐이다. 시장과 논쟁을 벌려봐야 그가 한낱 예술가의 말에 자신의 주장을 굽힐 일도 없고 또한 설사 그랬다고 한들 미켈란젤로에게는 아무 득이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미켈란젤로가 이렇게 지혜로운 인물이었던가 하는 의아함이 다시 한번 그의 인생을 살펴본다. 그는 성질이 고약하기로 유명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교황 율리우스2세와 갈등을 일으키고 로마를 떠나버린 사건이다. 미켈란젤로는 교황의 요청대로 무덤을 장식할 조각상 40여 개를 만들기 위해 대리석을 고르고 옮기며 약 1년 가까이 엄무를 진행하다 어느 날 프로젝트가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일이 틀어진 건 건축가 브라만테의 이간에 의한 거였다. 브라만테가 미켈란젤로를 미워하게 된 건 평소 건축 결함을 가차없이 지적했기 때문이다. 완벽주의자 미켈란젤로는 잘 못 된 곳이 보이면 협상 없이 지적한다.

미켈란젤로는 무덤 조각상 취로로 로마를 떠났다가 교황의 요구로 다리 로마로 돌아와 성당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고집보다는 자신이 해야 하는 조각상에 더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교황이 성당 건축이 끝나야 무덤 조각을 진행할 것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로마로 돌아와 업무에 착수하게 된다. 이번에도 그들을 설득하는 대신 작업에 몰두하는 길을 선택한다. 4년의 시간 동안 가로 14m 세로 40m에 달하는 거대한 성당 벽을 홀로 완성시키는 천재적 능력앞에 브라만테의 모략은 수포가 되고 말았다. 여기서도 흥미로운 건 시키는 대로 대충 빨리 마무리 하는 것이 아니라 교황을 설득해 천장 도안을 다시 디자인할 자율권을 확보해 창세기의 풍부한 내용을 더한 점이다. 천장화가 완성된 이후에야 미켈란젤로는 틈틈이 무덤 조각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된다. 너무 뛰어난 회화 실력에 최후의 심판 벽화까지 맡게 되면서 30세에 시작한 무덤벽화 프로젝트는 70세가 돼서야 비로소 완성한다.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크리스토퍼렌은 미켈란젤로에 비해 기록이 많이 남아 있는 편이 아니지만. 그가 세 인부와 나누었다는 대화가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세인트폴 대성당 복원에 참여할 때의 이야기다. 하루는 석공들에게 다가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인부들은 질문을 하는 이가 누군지 모른 채 그저 마음속에 떠오르는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첫 인부는 돌을 자르고 있다고 했다. 두 번쨰 인부는 일당을 벌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세 번째 인부가 크리스토퍼 렌 경이 위대한 성당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한다. 세 인부는 모두 같은 일을 하고 있었지만. 그들이 일에 임하는 태도는 모두 달랐던 것이다. 세 번째 인부의 대답에 감동을 받은 렌 경은 그의 고된 작업이 헛되지 않도록 위대한 성당을 완성 시키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바로 그 힘으로 35년을 버텨 정권이 바뀌고 담당자가 바뀌면서 예산이 삭감되는 등의 난처한 상황을 견디고 마침내 1710년 대성당 복원을 완성 시킨다.

미켈란젤로와 렌.

이 두 예술가는 대업을 완성하기 위해 때로는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면서 권력자와의 정면 충돌을 피하고

무려 30~40년 인생의 절정기를 바친다. 각각의

사건에 감정으로 대응하며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신

얼른 방해 꾼들을 보내 버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소명에 집중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들이 열정을 다 바친 결과물이 당대의 짧은 세속적인

권력보다 더 높고 위대함은 강직한 자존심 보다

부드럽고 슬기로운 지혜를 선택한 것이 성공의 입지를

마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권력자와 충돌하지 않고 다비드상을 완성한 >

미켈란젤로의 현명한 선택이야 말로 오늘에 훌륭한

조각을 문화의 유산으로 후손들에게 남기게 된

역사적 탁월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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