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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3 - 생각하는 나무 (먹여주고 재워주고)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24-04-23 18:30:02
  • 조회수 16

생각하는 나무 먹여주고 재워주고 김 선일 지음

 

옛날 옛적에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장돌뱅이 총각이 있었습니다. 충청도에서 왔나 봐요, 그곳의 사투리를 쓰네요. 세상일에 관심이 많았던 총각은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온갖 것들을 보고 들어 아는 것도 많았지요.

어느 날 총각이 한 마을을 지나다가 울고 있는 젊은 부부를 보았어요. 총각이 왜 울고 있는지를 묻자. 부부는 가슴 아픈 사연을 들려주네요. 마을에 욕심 많은 양반이 있는데 작년에 빌린 보리쌀 한 가마를 금 년에 흉년이 들어 갚지 못했다고 여섯 살밖에 되지 않은 아들을 데리고 가서 머슴으로 삼았다는 거예요. 부부의 사연을 들은 총각은 대뜸 자신에게 좋은 생각이 있으니 걱정 말라며 욕심 많은 양반 집을 찾아갑니다. 그러고는 대문 앞에 서서 크게 소리를 쳤어요. “ 내 편생에 이런 부잣집은 처음 보네유. 이런 집에서 일 한번 해보면 소원이 없겠구먼유!. ” 집안에 있던 욕심 많은 양반이 그 소리를 듣고는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어요. “ 일손이야 넉넉하지만 굳이 내 집에서 일하고 싶다면 받아주지. 그런데 우리 집 살림이 보기보다. 넉넉하지 않아서 돈은 많이 못 주네 그러자 총각은 놀랍게도 돈은 필요 없고 그저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 주기만 하면 되네유욕심쟁이 양반은 돈은 필요 없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서 이 사람아 정말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만 주면 일하겠나하고 다짐을 받았지요. 총각이 욕심쟁이 양반에게 듣자 하니 이 집에 여섯 살배기 머슴이 있다면서유? 저도 체면이 있지. 그런 조무래기하고 어떻게 일을 같이 하남유? ” 욕심이 앞선 양반은 아이를 젊은 부부를 불러 데려가라 이르고 아이가 돌아가자 총각은 무엇이든지 분명한 것이 좋으니 자신과 양반과의 계약을 맺고 그것을 문서에 남겨 조건을 번복할 수 없도록 하자고 욕심 많은 양반에게 제안했어요. 그리고 자신이 글을 잘 못 쓰니 양반님께서 자기가 부르는 대로 글을 쓰시라고 했지요. 계약서 <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대신 6살 아이는 머슴에서 해재시켜 부모에게 보낸다.> 양반은 돈도 안 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만 주면 된다는 계약서를 쓰고 양반과 총각은 공동으로 손도장을 찍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그런데 총각은 방안에서 자리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아요. 양반이 와서 왜 나와 마당을 쓸고 짐을 나르지 않느냐고 호통을 치자. 총각은 옷을 입혀주지 않아서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약서에 옷을 입혀준다고 써 있지않느냐고 양반에게 물었다. 양반이 어이가 없어서 허허하고 웃었다. 밥을 먹어야 일을 하지 않느냐고 총각이 말을 하니 양반이 밥상 채려 주라고 이르고 나가려는 데 총각이 양반을 붙잡고 밥을 먹여주기로 계약서에 있으니 밥을 먹여 주고 나가라고 한다. 양반이 기가 차서 할 말을 잊고 있는데 총각은 계속 밥을 먹여 줄 것을 요구한다. 결국 참지 못한 양반은 계약서를 박박 찢고는 총각을 내 쫒았다. 얼굴 가득 미소를 띠며 다시 길을 떠나는 총각의 발걸음 이 무척 가벼워 보였다.

 

** 한국적인 풍자와 해학을 담은 그림과 정의롭고 영리하면서도 순박한 떠돌이 청년을 통해 지혜의 묘를 잘 살린 이야기가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네요. 과대한 욕심에 우리의 삶이 조심스레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풍자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강팍한 세상 인정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사회환경 개인의 사욕을 위해 공동의 손실이 와도 아랑곳하지 않는 심리 배려라고는 소통이 불통 된 현실 사랑도 이익이 수반되어야 하는 물질이 머리를 지배하는 냉철한 사고. 윗글에서 먼 옛날을 생각하게 하기보다는 오늘의 현실을 드러낸 모습에서 씀쓸한 마음이 슬며시 가슴을 밀치고 나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기를 바라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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