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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나무(넛셀)-2017.08.22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7-08-22 11:27:52
  • 조회수 2971

생각하는 나무 넛셸 이언 매큐언 지음

 

넛셸은 셰익스피어 햄릿을 패러디한 소설이다. “아아, 나는 호두껍데기 속에 갇혀서도 나 자신을 무모한 왕국의 왕으로 여길 수 있네. - 악몽만 꾸지 않는다면이란 햄릿의 대사에서 착상됐다. ‘넛셸은 호두 껍데기 속을 자궁으로 바꾸고 그 안에서 발육 중인 태아를 화자(話者)로 삼았다. 태아는 어머니가 듣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유럽 연합 위기부터 북핵 미사일 위기까지 세상 일을 훤히 꿰고 있다. 태아의 입을 통해 우리시대의 문제를 풍자적으로 다룬 책입니다.

넛셸은 나는 여기 한 여자의 몸속에 거꾸로 들어 있다.로 시작한다. 햄릿의 한 구절을 패러디한 것인데, 이 소설과 햄릿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

햄릿은 현대성의 모든 측면을 가졌다. 햄릿은 선과 악을 대변하는 인물이 아니다, 그는 세상에 대해 온갖 의문을 가졌다. 이런 의문이 그를 선명하게 현대적 존재로 만들었다. 햄릿은 창조된 인물 중에 가장 지적이고 현명한 존재 중 한 명이다. 넛셸의 저자의 말입니다.

내 작품 속 주인공이 말하는 태아는 햄릿의 메아리를 갖고 있다. 그건 또 한편으론 셰익스피어의 메아리이기도 하다. 배속 태아로 하여금 세상을 논하게 하고 세상을 향해 발언하도록 하는 것은 햄릿 같은 인물에게 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

 

태아는 과거도 없고 종교도 없고 친구도 없다. 그는 다만 어둠 속 목소리일 뿐이다.

뱃속에서 세상의 모든 일을 듣는 태아가 현재 일류가 당면한 수많은 어려움과 과제를 꿰뚫고 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인류는 핵전쟁을 겪지 않을 수 있을까. 세상을 봐라 미국과 중국 러시아 뿐만 아니다. 인도와 파키스탄 심지어는 세상에서 가장 제정신이 아닌 북한도 핵무기를 갖고 있다. 1020년 전 나는 21세기가 핵전쟁이 없이 지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혹자는 기후변화와 테러리즘을 얘기하기도 하지만 냉전 시기에 우리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핵문제가 훨씬 복잡한 형태로 재등장

했다. 인간의 실수와 어리석음이 서로를 향해 핵무기를 쏘는 일로 이어질 수 있다. 세상에 대해 생각하는 이성적인 태아에게 이는 큰 근심거리다.

 

인류에게 필요한 지혜는 어떤 것인가. 또 그걸 어떻게 얻을 수 있나.

해답은 없다. 다만 다른 사람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관심을 기우리고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호기심과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이 지혜를 얻는 출발점이 아닐까. 인간은 결점 투성이지만 사랑과 독창성이란 잠재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동물이다.

 

인류의 미래에 대해 낙관론자인가 비관론자인가.

 

나는 나 자신을 낙관론 쪽으로 가까이 하게 하려 한다. 젊었을 때는 비관론을 사랑했다. 비관론은 참 맛있었다고나 할까. 그건 마치 연회 같았다. 지성인은 비관론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하지만 인생 경험의 축척은 사람을 바꿔놓는다. 성장하고 아이를 낳아 돌보고 그들이 커 가는 것을 보면서 말이다. 오랜 지병을 앓던 친구가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거나 그들이 용기를 갖게 되는 걸 보면서도 그렇다.

이런 모든 것이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낙관주의를 굳건히 믿으려한다. 하지만 우리가 꼭 배워야 할 것이 있다. 무엇보다 정의와 부를 어떻게 평등하게 분배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아주 어려운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깨지기 쉬운 낙관론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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