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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나무(孤獨(고독))-2017.02.27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7-02-27 14:02:50
  • 조회수 3325

생각하는 나무 孤獨(고독) ” 모파상 지음

 

독신자 모임에서 즐거운 식사를 끝낸 뒤 옛날부터 절친한 벗이 나에게 말했다. ‘ 베르사유 광장을 산책하지 않겠나? ’ 우리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잎이 떨어진 나무들 사이의 보도 위를 걸었다. 주위가 너무나 조용했다. 다만 영원히 멈추지 않을 듯한 파리의 미미한 마른 소리가 무미건조한 방향으로 귓가에 전해 왔다.

 

벗의 다정한 음성이 들렸다.

왜 그런지 밤에 여길 오면 다른 어떤 곳에 있을 때 보다 내 가슴이 가벼워진단 말이야.’ 우리는 두 남녀가 앉아 있는 벤치 앞을 지나고 있었다. 그때 나란히 앉아 있던 두 개의 그림자가 하나의 검은 점으로 합쳐졌다.

벗은 말했다. ‘ 가련한 사람이여 !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혐오 보다는 연민을 느낀다네. 나는 인생의 온갖 고통 속에서 한 가지 비밀을 알아냈어. 그것은 우리 인간이 존재함으로써 영원히 고독하다는 것일세. 우리가 삶에 얽매어 있는 것조차도 이 고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야.

 

우리는 함께 나란히 걷고 있지 하지만 나나 자네나 고독하다는 공통 점은 부인하지 목할 걸세. 알겠지. 친구야? 가난한 자는 마음이 행복합니다. 성경에 씌여 있는 말이지. 이것은 행복의 환상을 잃지 않고 있다는 뜻이야. 하지만 인간의 고독한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말이나 다름 없어.

 

구스타프 프뢰벨은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었네. 왜냐 하면 그는 드물게 보는 예견자의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야. 그는 어느 여자 친구에게 다음과 같은 절망적인 글을 써 보낸 일이 있었지.

우리들은 공허한 우주 한 가운데 떠돌고 있을 뿐입니다. 누구에게나 이해가 되지 않는 존재입니다. ”

 

모든 개체들은 합쳐질 수 없는 데도 끊임없이 접촉을 시도하고 있어 이보다 더 무서운 불행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우리 인간 역시 서로 사슬에 묶여지기를바라는 것처럼 사랑의 손을 요구하고 있어 하지만 하나가 될 수 없는 운명적인 존재가 아닌가? 하나가 되려는 강렬한 욕구가 우리를 괴롭히거든.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 보았자 헛된 꿈이지 결국은 어떤 사랑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포옹도 친절도 공허할 뿐이야. 우리는 서로 하나가 되었으면 하고 늘 가까이 가기를 원하고 있어 그러나 아무리 애써도 그 결과는 서로를 밀어붙이는 미움에 불과한 거야. 내가 누구보다도 깊은 고독에 절망하는 것은 우주 속으로 녹아들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너무 지나쳐 불안한 공포로 영혼을 지배하는 거지.

 

지금 자네는 나를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닐 걸세. 자네는 나를 미친놈으로 생각하고 있어. 나를 주시하고 있는 거야.

 

특히 여자들은 나에게 더 많은 고독을 가져다준다네. 오오 이무슨 슬픔이란 말인가!

사실 나는 여자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음을 자네에게 고백하네. 여자들은 나에게 고독하지 않다는 거짓 희망을 갖게 할 만큼 위력적인 존재이지 사랑을 할 때. 자네는 자네의 존재가 한층 넓어지고 어떤 초인적인 행복이 사로잡히는 듯이 생각 될 테지. 그게 왜 그런지 알겠나? 그것은 다만 자기는 고독하지 않다는 느낌 때문인 거야. 이 멀마나 서글픈 착각인가?

 

여자는 남자의 마음속까지 파먹을 듯 끊임없이 사랑을 요구하지 그리하여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 허위라는 환상의 덫을 놓는 걸세.

 

입을 맞출 때. 포옹을 할 때마다 고독은 열병보다 더 강렬하게 커진다네. 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시인 < 셀리 >는 이렇게 표현했네.

숨가쁜 애무도 미칠 듯한 정열도 슬픈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 육체와 육체를 합일 시켜도 마음과 마음은 합쳐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다음은 거침없이 이별이 뒤 따라오지 그것으로 여자와 사랑은 함께 떠난다네. 한때는 내 인생에 전부였으며. 진실한 사랑의 대상이었던 여자가 이제는 불분명한 모습으로 하찮은 존재가 되어 머릿속의작은 거품에 불과할 뿐이지 그래서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있고 서로 말없이 앚아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밤이 가장 좋을 때이지. 그 이상의 것을 바라는 마음은 감정의 사치야 왜냐 하면 두 존재가 완벽하게 함RP 된다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지 나는 내 자신이 무서운 고독을 운명으로 향유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모든 사물을 무관심하게 바라보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셈이지 왜냐 하면 나는 진지하게 대답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이 변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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