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들의 보금자리 명진들꽃사랑마을

명진소식

  • HOME
  • 우리들의 이야기
  • 명진소식
생각하는 나무 菜根談(채근담,우리는 거제도로 간다)-2016.05.10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6-05-18 18:48:37
  • 조회수 3280

생각하는 나무 菜根談(채근담) () 自誠(자성) 지음

 

怨讐(원수)恩惠(은혜)對比(대비)시키기 때문에 나타난다.

 

怨因德彰(원인덕창)이라. ()使人德我(사인덕아)不若德怨之兩忘(불약덕원지양망)이요.

仇因恩立(구인은립)이라. ()使人知恩(사인지은)으로 不若恩仇之俱泯(불약은구지구민)이라.

원한이란 덕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것이니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덕으로 여기게 하기 보다는 덕과 원한을 모두 잊게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원수는 은혜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니 사람으로 하여금 나의 은혜를 알게 하기보다는 은혜와 仇怨(구원)을 모두 함께 없애는 것만 같지 못하다.

 

베푼 덕으로 인해 원한을 사게 되고 베푼 은혜로 인해 원수를 맺게 된다. 함은 분명 역설적인 표현입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런 예는 허다합니다. 덕과 은혜를 베풀고는 깨끗이 잊어야지 만약 어떤 보답을 바란다면 그것은 원한과 원수를 사게 되는 실마리가 됩니다.

남으로부터 은혜를 입거나 덕을 받은 자의 경우, 보답을 충분히 한다면 문제는 달라지겠지만 대게의 경우 보답도 하지 않으면서 자기 입장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도리어 은인을 헐뜯는 일이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따라서 어떤 혜택을 준 경우 상대방이 그 사실을 잊게 만들어서 원한을 품지 않도록 하라는 교훈은 돋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베푼 쪽에서 먼저 깨끗이 잊어야 합니다.

 

()=밝을 창. ()=원수. ()망할 민. (施惠無念報恩不忘)

 

우리는 거제도로 간다. “ 거제 점묘 해 이수 지음

거제도 도착 이튼날. 아침식사를 위해 시내를 걸었다, 햇살은 환하고 공기는 깨끗하며 해풍은 부드러웠다. 인도의 폭이 좁아서 소설가와 화가들은 거의 두 줄로 나란히 서서 식당까지 발걸음을 옮겼다. 초원의 뭉게구름 아래서 오로지 풀을 뜯으러 가는 양떼처럼 우리는 한껏 온순해지고 여유로웠다.

아침 메뉴는 고디탕과 열기 구이였다. 고디탕은 다슬기와 각종 야채를 넣고 된장을 풀어 끓인 것이었다. 구수하고 시원한 국물은 해장국 목록에서 우위를 뺏긴 적이 없던 청진동 해장국이 이순위로 밀려나는 순간이다. 기름을 두르고 구운 열기는 바삭 하면서도 쫀득했다. 나는 그렇게 맛있는 생선구이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리 비싼 생선도 아닐 텐데 이런 음식을 지금껏 몰랐다는 사실 억울했다, 그리운 얼굴들이 줄지어 떠올랐다.

 

장승포에서 지심도로 들어가는 배에서 풍욕시간은 적당했다. 20분이 채 안 되어 배는 목적지에 닿았다. 이 섬은 知森島(지삼도). 麥島(맥도). 등으로 불리다가 只心島(지심도)로 정착됐다고 한다.하늘에서 보면 그 형태가 마음심자 처럼 생긴 것이 큰 까닭이었다.

 

산책코스를 그려놓은 그림 안내판을 보니 내 눈에는 섬의 모양이 천사의 한쪽 날개처럼 보였다. 바다에 떨어져 졌어버린 탓에 그대로 섬이 되어버린 날개.

 

선착장에서 전망대까지 오르는 구불구불한 소로에서 일행의 걸음이 잠시 지체되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곳에는 성모마리아상이 바다를 향해 서 있었다. 하얀 석고로 빚은 마리아는 상록활엽수림을 배경으로 유독 숭고하게 보였다.

 

30분쯤 올라가니 아담한 목조건물 한 채가 나타났다 이제는 폐교된 지심분교였다. 이런 섬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사람은 얼마나 추억이 풍요로울까.

 

점심을 먹을 때까지 줄곧 섬의 산책로를 걸었다, 해안선의 길이가 3.7km 정도이고 가장 높은 곳이 해발 97m에 불과하기 때문에 걷기에는 더 없이 좋다.

 

수령이 백 년 이상인 동백 숲은 선선하면서 푸른 기운으로 가득했다. 나무의 밑둥은 보드라운 이끼와 팔손이의 넓은 잎사귀로 무성했다, 활엽식물들의 도탑고 기름진 이파리에 햇빛이 닿아 뽀얀 윤기가 맴돌았다. 아열대 수림 특유의 향이 몸속 어딘가를 기분 좋게 간질였다.

지심도의 수종 절반이상이 동백이라 하니 붉은 꽃이 피어나 뒤덮기 시작하면 섬은 그대로 심장이다.

목록





이전글 생각하는 나무(채근담, 은빛 고기떼)-2016.05.03
다음글 생각하는 나무 (채근담, 행복의 거제도)-2016.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