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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나무 - 2015년 7월 14일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5-07-14 10:07:16
  • 조회수 3721

人과 組織


샐러리맨 하면 어쩐지 안쓰러움이 묻어나는 단어다.

피곤에 지친 퇴근길, 안내키는 술도 억지로 먹어야 하는 회식자리, 늘 상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일상, 회사가 어려워지면 당장 절박한 생계 고민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운명 ..........

샐러리맨은 스스로도 아침 넥타이를 두르는 ‘ 매인 몸 ’이라며 자조 섞인 농담아닌 농담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직장 역시 생각을 달리하면 그곳은 정말로 소중한 공간으로 변한다. 단순히 월급 몇 푼 받고 내 노동을 파는 곳이 아니라 나를 단련시키고 삶의 비전을 찾아 나가게 해 주며 더 큰 희망을 위한 디딤돌이 되어 주는 곳이다.


직장 생활에서 가장 힘들어 하는 문제는 대개 상사와 부하 직원의 관계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괴롭히거나 해를 입히려고 한 것이 아닌 이상, 대부분은 코드와 스타일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일 처리 스타일에서부터 생각과 정서 문화적 코드가 달라 이것을 받아 드리기가 힘든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편하고 익숙한 것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 이질적인 존재 ’의 가치는 생각보다 크다, 부하를 발전시키고, 상사를 전진하게 하며, 더 나아가 조직의 미래 생존전략을 담보해 주기도 한다.


왜 이런 이질성이 새로운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일까 ?


초한지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

원래 항우의 휘하에 있던 한신은 나중에 유방의 수하를 자처하고 나섰다. 하지만 유방은 한신이 썩 내키지 않았다. 섬기는 주군을 자주 바꿨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재주가 있어 보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참모인 장량의 강력한 추천으로 그를 대장군으로 올리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도 심사가 약간 뒤틀렸다. 유방이 보기에 한신은 자신과 다소 이질적인 존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한신은 유방의 밑에서 대장군이라는 큰 직책을 맡게 되었다.


사실 유방이 이렇게 ‘ 마음에 들지 않는 이질적인 부하 ’를 받아들인 사례는 적지 않다.

장량과 함께 최고의 참모였던 진평 역시 처음 인선을 한 뒤에 말이 많았다. 그래서 유방은 진평을 추천한 이를 호되게 몰아치기도 했고, 진평의 과거 행실에 대해 의심을 품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심지어 유방스스로 “ 가장 큰 원한을 갖고 있다 ”고 했던 웅치라는 장수까지 받아들여 조직 내에 머물게 했다. 유방은 이렇게 자의든 타의든 ‘ 자신과 이질적인 부하’를 포용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여 주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이질성의 수용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

유방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지혜와 전략 전술, 그리고 또 다른 순발력은 얻었다는 점이다. 한신은 대장군으로서 한나라 개국의 으뜸 공신이 되었으며, 진평은 매 순간 천재적인 전략으로 유방의 진군을 도왔다. 웅치도 생사의 기로에 놓인 유방을 살려 준바 있다.  유방의 승리는 곧 그와 이질적인 부하들의 도움으로 이루어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결과적으로 변화 앞에서 혁신적이거나 입체적인 대응을 못하면 그 조직은 무너진다.


세계적인 IT 기업 구글은 최근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6000명 중 5000명을 기술과는 무관한 인문학도들로 충원했다. 그간 자신들에게는 없었던 ‘ 인문학 ’이라는 낯설고 이질적인 요소를 받아들임으로써 기업의 향후 생존전략을 담보하고, 새로운 미래 지도를 그리기 위함이었다.


조직의 성공을 원한다면 불편한 것에서 배우고 다른 것에서 보완하며 낮선 것에서 자신에게 결핍된 새로운 자원을 찾아내야 한다.


이질적인 것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불편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혁신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도로부터 출발한다. 처음에는 이질성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기에 기존의 질서와의 마찰로 논란이 일고 거부감이 들며 심지어는 배척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대의 환경에서 이질성 없이는 발전도 혁신도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조직은 사람에 의해 생존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조직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조직원이 자기 직책을 잘 수행해내고 위계를 지켜야 한다. 한마디로 상사는 상사의 길을 부하는 부하의 길을 가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상호 보존해 주어야 한다.


한번 맺은 상사와 부하의 관계는 혈맹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끈끈하게 이어질 인연이 되기 위해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상호 존중과 협력의 길을 걸어야 한다. 결국 그 길은 자신을 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상사의 길

‘ 광무 간 골짜기 전투 ’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장기간 서로 대치하다보니 성질이 급한 항우가 궁수들을 배치시키고는 유방을 불러내 화를 돋우기 시작했다 둘 사이의 설전이 한참 이어지던 중 항우가 궁수들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그 순간 궁수들이 쏜 수십 개의 화살이 나라와 그중 하나가 유방의 가슴에 꽂혀다.


유방은 느닷없이 하늘에서 화살이 비처럼 쏟아지는 것을 목도했다.

이어서 피할 겨를도 없이 가슴에 화살을 맞고 말았다. 그런데 그 순간 유방은 놀라운 액션을 취했다. 자신의 가슴을 움켜쥔 것이 아니라 발을 움켜 쥔 것이다. 그리고 항우를 향해 오히려 큰 소리로 ‘ 저 빌어먹을 놈들이 쏜 화살이 내 발가락을 맞혔구나! ’ 지도자의 순발력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말이다. 이순신장군의 마지막 말을 되새겨 보자.

유방의 순발력은 가히 초인적이다. 부하들에게 이끌려 겨우 군막에 든 유방은 숨을 헐떡였다 그나마 화살이 심장을 살짝 비켜서 갈비뼈 사이를 뚫은 것이 다행이었다.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을 확인한 참모 장량이 비장하게 말했다. ‘ 이대로 누워 계시면 안 됩니다. 대왕께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사실을 우리군사들과 항우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날이 조금 어두워지면 다시 밖으로 나가셔서 대왕의 건재함을 알리십시오. ’


잠시 휴식을 취한 유방은 갑옷 속에 딱딱한 부목을 대고 다시 말에 올랐다. 식은땀이 비 오듯 꽉 깨문 어금니가 부서질 듯 고통스러웠지만 유방은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군막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내내 걱정하던 한나라 군사들은 드높은 함성으로 화답했고 이내 용맹을 되찾았다.


이 모습을 본 항우는 야습을 준비하라던 명령을 거두고 다시 실망감에 빠져들고 말았다.

잠시 후 금방이라도 고꾸라질 듯한 몸을 간신히 지탱하고 유방이 입술을 깨물며 장량에게 물었다. “ 이제는 됐는가 ? ” 장량이 비장한 표정을 대답을 했다. “ 예 어서 군막 안으로 드시지요. ” 말에서 쓰러질듯 내린 유방은 군막으로 들어가자 의식을 잃고 말았다.


부하들이 상사에게 원하는 것은 업무 노하우만이 아니다.


사기와 자존심은 부하 스스로 해결하기 힘든 문제다. 상사가 마지막까지 지키고 유지시켜야 할 것은 바로 조직원의 사기와 정서, 그리고 신념의 상태인 것이다. 장량이 고통스러워하는 유방에게 다시 한 번 힘을 내라고 한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다.   

부하의 길

상사가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부하들의 사기와 열정을 보살펴야 한다면 반대로 부하들은 상사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노관 - 보이지 않게 권위를 높여라

유방에게는 묘한 징크스가 있었다. 그가 외상술을 먹는 날이면 이상하게도 그 술집에는 손님들이 꼬이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술집주인은 비록 유방이 외상술을 먹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유방만 오면 손님들이 꽉꽉 들어 차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신기해하면서 한편으로는 즐거워한 것도 사실이었다. 이것이 유방의 외상술이 얄밉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사실은 이 모두는 유방의 친구 노관이 꾸민 이이다.

노관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늘 그림자처럼 유방을 따라 다니는 과묵한 인물이었다. 유방이 무리들을 이끌고 돈 한 푼 없이 술자리에 앉으면 노관은 슬며시 밖으로 나가 거리에서 만나는 온갖 친구들과 이웃을 유방이 있는 술집으로 보내 술을 마시게 했다.


소하 - 상사가 놓치는 것을 챙겨라

유방의 군대가 항우보다 앞서 함곡관을 점령했을 때의 일이다. 군졸들은 그동안 워낙 힘든 싸움을 해온 터라 금은 보화를 보자 욕심이 앞서 부자들의 재물을 약탈했다.

유방도 딱히 제지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라도 뭔가 보상을 내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 때 유방의 믿음직한 참모였던 소하가 부하를 이끌고 승상부로 향했다. 승상부는 강력한 왕권을 보좌하는 승상들이 있던 곳이라 어느 정도 재물이 있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다. 소하를 따라나선 부하들은 소하의 약삭빠른 재물 욕에 감탄하면서 자신도 한몫 챙길 수 있으리라 기대감으로 너나 할 것 없이 따라 나섰다.


하지만 소하의 명령은 달랐다.

이곳에 있는 모든 문서와 지도, 장부 등을 남김없이 챙겨라,

그리고는 재물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부하들은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다. 하지만 소하는 이를 못 본 체했다. 그 후 소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지도와 각종문서를 연구하기 시작 했다. 진나라의 내밀한 권력 체계를 꿰뚫고, 지도를 상세히 살펴서 인근의 지리와 지형을 외웠다. 나아가 인구 구성과 밀도 출신 등도 머리에 넣어 두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훗날 유방의 성공에 큰 도움이 되었다.


상사가 하지 못하는 것, 상사가 미쳐 생각지 못한 것. 등을 보이지 않게 뒤에서 처리해 준다는 것


상사는 부하들의 사기와 열정의 온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부하들은 그런 상사가 선두에서 흔들림 없이 지휘할 수 있도록 입체적인 노력을 기우려 상하가 의기투합한다는 것은 조직의 발전이며 조직의 공동선이 될 것이다.


그저 주어진 일을 잘 수행해서 겉으로만 충성하는 척해서는 진정한 의미의 상.하 관계가 바르게 성립되지 않는다. 정말 필요한 것은 서로 마음에 문을 열고 가식 없이 교류하는 것이다. 부하는 상사가 놓칠 수 있는 디테일을 챙겨주어야 한다 이는 또한 자기 자신을 위한 길이며 조직 전체의 힘을 레벨업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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