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푼
성 암
연탄불 위에 앉아
울퉁불퉁한 몸매에
인생을 담고 자글자글
이야기를 끓인다.
사랑을 걷다 지친 경험담...
돈에 얽힌 세상살이
숟가락으로 마구 휘저으며
토해내는 삶을 들어 준다.
땀벤 적삼 몸에 두른 아낙이
열무김치 한 움큼 고추장 한 스푼
들기름 찔끔 떨어뜨리고
보리밥 한 주걱 넣어 썩썩 비벼
밭일 하느라 때 놓친
허기진 배를 채운다.
미숫가루 한 봉지 풀어
사카린 한 스푼 넣고 물 한바가지 붓고
이마타고 흘러내리는
땀방울 띄워 가며 휘휘 저어
더위에 지친 아이들
줄 세워 한 모금씩 먹인다.
장터 뒷골목 정겨운 풍경으로 몸치장한
주막에서 소탈한 그를 만나면
나를 희미한 과거로 데려 간다.
지금은 텔레비젼에서 나올만한 풍경... 하지만 그 때가 그리운 것은 글쓴이만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