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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나무(강자와 약자의 선택)-2019.01.29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9-02-01 14:16:56
  • 조회수 3098

생각하는 나무 " 강자와 약자의 선택 " 역사를 찾아서 중에서

 

1543524일 폴란드 사람으로 천문학자인 그가 지동설을 발표하고 죽었다. 지구는 급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4개월 뒤 유럽 기준으로 지구의 동쪽 끝 일본에 유럽인이 상륙했다. 국적은 포르투갈이고 이들이 상륙한 곳은 일본 가고시마 본토 남쪽 작은 섬 " 다네가시마" 였다. 이후 동아시아 역사는 ' 전적으로 완전히 ' 다른 방향으로 전개 됐다.

 

1543923일부터 몇칠 사이 다네가시마에서 벌어진 일은 이러 했다.

큰 배 한 척이 들어 왔다. 선원이 100명이 넘었다. 생김새도 기이 했고 말도 통하지 않았다. 동승했던 명나라 유생 오봉(五峯)은 이들이 서남만인(西南蠻人)상인들이라고 했다. 이틀 뒤 도주(島主) 다네가시마 도키다가 이들을 만났다.

 

이들 손에 두 석 자짜리 물건이 들려 있었다. 가운데가 뚫려 있었다. 바위 위에 술잔을 놓고 그 작대기에 눈을 대고 겨누니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소리가 나며 잔이 박살 났다. 은으로 만든 산도, 괴로 만든 벽도 뚫을 것 같았다. 도키다카는 " 보기 드문 보물 "이다 라며 거금을 주고 두 자루를 사고 화약 제조법도 배워 가보로 삼았다. 그 이름하여 "철포"

 

당시 15살 먹은 도키다카는 " 내 어찌 이를 혼자 숨겨 두겠는가 " 라며 기슈에 있는 승병장군 스노기노보에게 보냈다. 한 자루는 대장장이인 야이타 긴베에게 하사해 역설계를 명했다.

 

유럽과 첫 만남에서 일본은 신무기를 얻었다. 마흔한살 먹은 대장장이 야이타는 도주 다키다카가 명한 대로 철포를 분해해 국산화 작업에 들어갔다. 문제는 나사였다. 화약폭발력에 탄환이 발사 되도록 뒤를 막아야 하는데 아무리 불로 녹여 구멍을 막아도 부서지곤 했다.

 

야이타 족보에 따르면 외동딸 와카를 각시로 주면 기술을 전수 하겠다는 포르투갈인 제이모토의 요청에 딸과 함께 몇 칠을 울다가 시집을 보냈다. 이듬해 다른 배를 타고 온 제이모토는 장인에게 나사를 파서 고장하는 기술을 전수 했다.

 

도키타카는 아름다운 장식이 아니라 실전 효용을 원했다. 사격술을 배운 이들 가운데 백발백중인자가 셀 수 없었다. 이후 이즈미( 현 오사카 )상인이 와서 기술을 배워 간 이래 가나이( 현 교토 )까지 철포가 퍼졌다.

전국(戰國) 시대였다 영주와 무사들이 권력을 향해 무한 혈투를 벌리던 때였다. 창과 활과 칼로 싸우던 그 악다구니판에 철포가 들어 왔다.

154915살이 된 미래의 영웅 오다 노부나가 철포 500자루를 구입했다. 1575년 오다 노부나가와 도구가와 이에야스 연합군이 나가시노에서 다케다 가스요리 부대를 전멸시켰다. 철포의 위력이였다. 철포부대 3000명으로 38000명의 다케다 기마 부대를 전멸시킨 것니다.

 

철포로 무장을 한 도요도미 히데요시는 전국을 통일 했다.

 

1589년 대마도 주 소요시토시( 조선명 평의지 )가 조총 수삼 정을 선조에게 받쳤다. 우리나라에 조총이 들어 온 것은 이때다 임진왜란 나기 3년 전이다.

1554년에도 비변사가 명종에게 보고했다. 왜인 평장치가 가지고 온 총통이 지극히 정교하고 제조한 화약도 맹렬합니다 당상의 제수를 제수함이 어떻겠습니까.(명종실록) 사간원이 총통을 주조해야 하는데 철재가 없으니 버려둔 큰 종으로 주조하게 해 달라고 진언을 하자 철포 제조 허가를 하지 않았다. 종은 성스러운 것이며 글 읽기보다 싸움질에 써서는 더더욱 안 된다는 것이었다.

 

1592년 임진년 일본철포부대가 조선을 짓밟았다. 다네가시마 도키다카의 아들 히사도키도 참전 했다. 한달 사이에 조선은 붕괴되고 군은 와해되었다. 수 십보 앞에서 쏴야하는 활과 수 백보 밖에서 쏘는 조총과의 싸움은 20대 청년과 5세 어린아이와의 싸움과 같았다.

 

일본인이 제 손으로 신문기를 바쳤음에도 알아보지 못했다. ' 매양' 우리나라가 본래 훌륭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어찌 다른 기술에 대겠는가, 라고 하다가 참극을 맞은 것이다.

 

천동설을 굳게 믿고 있던 시대에 지동설은 죽음을 가져오는 역사의 시간이었다. 세계는 지금도 쉬지 않고 급속히 변하고 있다. 줄기 세포를 연구한 황우석 박사는 천하에 못쓸 인간으로 매장이 되고 이를 인용해 의학에 활성화를 가져 온 일본인은 노벨상을 받았다. 권력자들이 버린 과학자의 땀방울이 하늘 길을 걷고 바다를 넘으며 통곡하는 소리가 패망의 담을 넘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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