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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나무(삶이 그대를 힘들게 할지라도)-2018.07.24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8-08-21 15:32:47
  • 조회수 2718

생각하는 나무 < 삶이 그대를 힘들게 할지라도 > 김 수환 지음

 

1. 사랑을 지켜주는 조건

나는 아주 드물게 혼배성사를 주례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혼인하는 젊은이들에게 두 사람이 맺는 혼인서약의 말을 다음과 같이 상기시켜 줍니다. " 나 아무개는 당신을 나의 아내로 또는 나의 남편으로 맞아들여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성하거나 병들거나 일생 당신을 사랑하며 신의를 지키기로 약속합니다. "

 

2. 결혼생활이 독신보다 힘든 세상

생각해 보면 당연하면서도 엄숙하고 의미 깊은 말입니다. 살아가면서 거듭 회상해보고 깊이 묵상해 보아야 할 내용의 말입니다. 한 마디로 이 서약은 부부가 서로 평생토록 어떤 환경에 놓이든지 어떤 시련을 겪든지 변치 않는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을 할 때마다 뜻이 깊고 아름답지만 과연 가능한 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하루 이틀도 아니고 102030년 아니 늙어서 죽는 그날 까지 변함없는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는가?

한평생을 살다보면 산전수전 다 겪어야 하고 아무리 금술이 좋은 부부도 의견의 차도 있을 수 있고 매일매일 삶이 고달픈데서 오는 피로감 또는 권태감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그 모든 어려움을 다 이겨내고 한결같은 사랑으로 아내나 남편을 사랑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우리 자신의 인간적인 약점, 다시 말해서 약한 인간, 변덕스러운 인간, 성실하지 못한 인간인 우리 자신을 반성할 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엄청난 도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게다가 인간 세상은 그 자체가 고해입니다. 물질주의, 이기주의로 만연된 현대사회가 인생을 더욱 고달프게 합니다. 특히 오늘날에는 세속부의 물결과,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 기준도 애매모호하리 만큼 전통적 가치관이 무너지면서 자유가 방종으로 흐르고 향락을 추구하면서 성윤리의 문란에서 오는 유혹이 큰 시대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이런 복잡하고 어려운 현대사회를 살다보면 부부 사이에 크고작은 갈등이 생기고 혼인과 부부 관계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마저 흔들리게 마련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혼인과 가정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은 개인과 사회의 윤리와 도덕적 차원을 넘어 인류의 구원과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가정이 안정된 삶의 터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지 못하고 삶의 기쁨과 의미를 지탱해 주지 못할 때 가족 구성원들은 흩어지며 특히 청소년들은 어둡고 추운 거리로 나와 스스로 원인과 처방을 알 수 없는 공허를 말초적 쾌락으로 채워 보이려고 방황합니다. 이 과정에서 바르고 따뜻한 부모와 가정이 결여 된 윤리와 규율의 강제는 별로 힘을 갖지 못하며 이는 현재와 미래 사회의 문제로 직결 됩니다.

 

3. 사랑은 느낌 아닌 결심

우리는 사랑하지 않으면 불행해 진다는 것을 잘 압니다. 만일 부부가 사랑하지 않으면 그것은 부부로서의 도리에 어긋나고 서로가 서로를 가장 괴롭히는 것이며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임을 잘 압니다.

부부간에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성경 말씀대로 하늘에서 가져와야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요 바다 건너 저쪽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아주 가까운 곳 우리 마음속에 삭여져 있는 것입니다. 마음으로는 나는 남편을 아내로서 사랑해야 한다. 나는 아내를 남편으로서 사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사랑할 때 부부가 가정이 행복해 진다는 것을 잘 압니다. 뿐 더러 우리 인간은 누구나 다른 이에 대해서도 이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한 인간이 한 인간을 부부사이라 할지라도 변함없는 사랑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거의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어떤 선이나 덕도 어려움 없이 고통 없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인생길에도 십자가는 있습니다. 시련과 고통이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또 하나님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일 수록 반드시 매를 드신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시련을 통하여 그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유명한 신학자이자 독일 복음교회 목사이며 나치에 저항하다가 순교한 본 회퍼는 ' 혼인에 있어서 사랑이 서약을 지켜 주기보다도 혼인의 서약이 혼인의 사랑을 지켜준다' 고 하였습니다. 이말은 서로간에 사랑이 느껴지지 못할 때 일수록 부부는 서로 사랑하기로 서약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이를 지키려고 노력하며 자연히 식어가던 사랑도 되살아난다는 뜻입니다.

 

부부는 자유의사로써 사랑하기로 결심했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 도리입니다. 이것이 사랑입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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