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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나무(톨스토이 작)-2018.03.13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8-03-29 16:24:50
  • 조회수 2424

생각하는 나무 톨스토이 작

 

부인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육 년 전의 일이었어요. 이 아이들은 일주일 새에 고아가 되어 버렸답니다. 아이들의 아버지는 화요일에 어머니는 금요일에 세상을 떠났으니까요. 이 아이들은 아버지가 죽은지 사흘째 되던 날에 태어났고 어머니는 아이들이 태어나고 하루 밖에 살지 못했어요. 그때 전 남편과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아이들 부모의 이웃집에 살고 있었고 서로 가족처럼 지냈어요, 이 아이들의 아버지는 혼자 숲에서 나무를 베는 일을 했는데 어느 날 큰 나무가 쓰러지면서 사람 위를 덮쳐 버린 거예요. 그 사람은 나무에 깔려 만신창이가 되었고 간신이 집으로 옮겨 왔지만 곧 저 세상으로 가버렸지요. 그런데 그 아내가 그 주에 쌍둥이를 낳았어요, 바로 이 아이들이지요, 그녀는 가난한 데다 일가친척도 없어 혼자 아이를 낳았지 뭐예요, 다음 날 아침 전 그 여인이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서 이웃집에 찾아갔습니다. 그 집에 들어가 보니 가엽게 아이들 어머니는 차갑게 식어 있었어요. 그런데 죽을 때 아이 위로 쓰러지는 바람에 이 아이의 한쪽 다리를 짓눌러 버린 거예요. 그래서 이 아이는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되었지요.

 

마을 사람들이 모여 그 여인의 시신을 깨끗이 씻고 관을 만들어 장례를 치렀어요, 모두 친절한 사람들이었지요, 그런데 갓난아이 둘만 남게 되자 고민에 빠졌어요, 이 아이들을 보낼 곳이 없었거든요. 마침 여자 중에 아이를 가진 사람은 저뿐이었어요, 전 태어난 지 팔주 밖에 안 되는 첫 아들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거든요, 마을 사람들은 의논 끝에 제게 이렇게 말하며 두 아이를 부탁했어요.

 

마리아 아주머니 아주머니께서 이 아이들을 당분간 맡아 주시지 않겠어요? 그동안 우리가 대책을 세워 보겠습니다.

그래서 전 일단 건강한 아이에게만 젖을 물리고 다리가 불편한 아이는 잘 자라지 못할 것 같아 젖도 주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 어린 영혼을 버려두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결국 이 아이에게도 젖을 먹이기 시작했지요. 제 아들과 두 여자아이 이렇게 세 아이에게 동시에 젖을 먹였던 거예요.

 

저는 젊고 건강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제게 풍성한 젖을 주셨기에 가능했답니다.

그래서 저는 두 아이에게 한꺼번에 젖을 먹이다가. 한 아이가 젖을 놓으면 남은 아이에게 다시 젖을 물리곤 했어요, 이렇게 해서 하나님은 이 두 아이를 이렇게 까지 길러 주셨지만 정작 제 아이는 세 살이 되던 해에 하나님 곁으로 가고 말았답니다. 그리고 더는 저희 부부에게 아이를 주지 않으셨어요.

이제 살림살이도 차츰 나아져 지금은 여기서 남편과 함께 방앗간 일을 하고 있어요. 벌이가 좋아져서 형편도 나아졌지만 저희가 낳은 자식은 없답니다. 만약 이 아이들이 없었다면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그러니 저는 이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제겐 이아이들이 꼭 필요하답니다.

부인은 다리가 불편한 아이를 가슴에 꼭 끌어안으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마트료나가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부모 없이는 자랄 수 없지만 하나님 없이는 살 수가 없다고 하더니 정말 그 말이 맞나보군요.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미하일이 앉아 있던 구석에서 번개처럼 번쩍이는 빛이 구둣방 안을 메웠다. 모두가 그쪽을 바라보니 미하일이 맑은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무릎에 얹은 채 위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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