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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나무(마르틴 루터 한 인간의 운명)-2017.01.17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7-02-02 11:15:31
  • 조회수 3155

생각하는 나무 마르틴 루터 한 인간의 운명 루시앵 페브르 지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예수와 유대 열심당원을 문득 떠올렸습니다. 유대 열심당원은 로마 식민지로 전락한 이스라엘을 독립시키기 위해 조직된 일종의 민족주의 단체입니다. 예수님께서 共生愛(공생애)를 막 끝내시고 복음을 전파하던 초기에 이들은 예수님을 민족의 해방자로 여기고 추종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생각은 전혀 달랐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설교에서 자신은 선민주의로 가득 찬 유대인들만을 구원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며 온 세상을 구원하려고 온 메시아임을 선포했습니다.

 

이 책 저자가 본 루터와 독일민족의 관계도 비슷한 구석이 있습니다. 루터가 15171031일 그 유명한 ‘ 95개조 반박문 을 비텐베르크 교회 문에 붙이는 순간 루터의 종교와 사상, 신조는 이미 새로운 해석의 과정을 거치게 됐다는 것입니다. 마치 활시위를 떠난 화살 처럼 95개조 반박문에 든 정신은 빠르게 독일의 그것으로 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는 말이 이런 때 쓰일 수 있을까.

 

마르크 블로크와 더불어 1930년대 아날학파를 주도한 역사학자답게 저자는 당시 루터를 둘러싸고 있던 독일의 정치, 사회구조에 주목합니다.

 

15, 16세기 독일은 인문주의로 무장한 이탈리아나 절대왕정의 영국과 달리 황제와 제후, 도시들로 분열돼 대립한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이런 연유로 로마교황에게 세금과 경제적 이익을 갈취당하면서도 제지할 수 없던 무기력함에 독일인들은 깊은 좌절에 빠졌습니다.

 

이때 교황과 제후들이 탐욕에 눈이 멀어 免罰符(면벌부) 다시 말해서 免罪符(면죄부)판매에 나서자 결연히 비판한 루터의 행동은 독일인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정작 루터 자신은 교황이나 제후들에게 대적하려는 의도가 별로 없었다는 점입니다. 95개조 반박문은 루터자신의 치열한 신앙적 번민과 성찰의 결과물이었을 뿐이었다고 분석합니다. 실제로 1524년 교회와 제후들에게 맞서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킨 농민전쟁 당시 루터는 농민들의 유혈반란은 반드시 진압돼야 한다며 철저히 제후들 편에 섰습니다.

 

이를 두고 루터기 변절했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종교개혁의 영웅 혹은 민중의 변절자로 낙인 찍지 않습니다. 루터의 삶과 사상을 좀 더 깊이 추적하며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책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근접된 생각이라고 생각고 십습니다.

 

1517년 이전 루터의 성장기를 조명하는 데 각별히 공을 드린 책입니다.

95개조 반박문은 어느 날 갑짝이 튀어 나온 감상적 격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세속문화를 공부했던 청년 루터가 중병을 앓고 영혼의 안식을 얻으려 수도사가 됐지만 오히려 율법주의에 갇혀 괴로워 한 모습을 의미 있게 포착했습니다. 이런 경험은 결국 95개조 반박문을 쓰게 된 중요한 바탕이 됩니다.

 

古事(고사)에 나오는 脣亡齒寒(순망치한)에 관해 말씀드립니다.

脣亡齒寒(순망치한) ”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고 풀이 되는 글입니다. 서로 입접한 두 나라가 한 쪽이 망하면 다른 한 쪽도 온전하기 어려움을 말하기도 합니다. 春秋時代(춘추시대) 말엽(B.C.655)五覇(오패)의 한 사람인 ()나라 文公(문공)의 아버지 獻公() . (), 두 나라를 공략할 때의 일입니다. 괵 나라를 치기로 결심한 獻公(헌공)通過國(국통과)()나라의 우공에게 길을 빌려주면 많은 財寶(재보)를 주겠다고 제의합니다. 獻公(헌공)虞公(우공)에게 괵을 치기 위해 길을 빌려달라고 하자 중신 宮之寄(궁지기)極口(극구) ()합니다.

 

전하 괵나라와 우리나라는 表裏(표리)의 관계이니 괵나라가 망하면 우나라도 반드시 망할 것이옵니다. 俗談(속담)에도 덧방 나무와 수레는 서로 의지하고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脣亡齒寒(순망치한)말이 있사온데 이는 곧 괴나라와 우나라를 두고한 말이라고 생각되옵니다. 그런 가까운 사이인 괵나라를 치려는 ()나라에 길을 빌려준다는 것은 言語道斷(언어도단)이옵니다.

 

경은 ()나라를 誤解(오해)하고 있는 것 같소, 진나라와 우리나라는 모두 周皇室(주황실)에서 갈라져 나온 同宗(동종)의 나라가 아니오? 그러니 ()를 줄 리가 있겠소?

괵나라역시 同宗(동종)이옵니다. 하오나 진나라는 동종의 情理(정리)를 잃은지 오래이옵니다. 예컨대 지난 날 ()나라는 宗親(종친)()나라 桓公(환공)()나라 莊公(장공)의 겨레붙이까지 죽인 일도 있지 않사옵니까? 殿下(전하) 그런 무도한 나라를 믿어선 아니 되옵니다.

 

그러나 財寶(재보)에 눈이 먼 우공은 결국 진나라에 길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宮之奇(궁지기)()가 미칠 것을 두려워 하여 一家(일가)眷屬(권속)을 이끌고 우나라를 떠났다. 그 해 괵나라를 멸하고 돌아가던 ()나라 군사는 궁지기의 예언대로 단숨에 우나라를 공략하고 우공을 포로로 잡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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